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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와 습관의 과학 애플워치를 샀다. 교통사고 피해 합의금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할 여건이 되는 바람에 1년 가까이 걸려있었던 '애플워치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몇 달간 애플워치를 쓴 후 나의 평은 '만족스럽다'는 것이었다. 사실 '시계 화면이 중요할 게 있을까? 시간만 보여주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예쁜 디스플레이가 기분을 전환시켜주었다. 세계시간 기능이나 서머타임 감지도 편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운동 기록과 활동 앱 링이다. 애플워치가 예뻐서 샀지만 활동 앱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용자들도 꽤 많을 것 같은데, 활동 앱을 잘만 활용하면 정말로 더 건강한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애플워치 활동 앱이란 무엇인가 - 빨간색 링: 움직이기 링. 하루에 활동/움직임/운동 등으로 소모한 칼.. 2023. 3. 6.
감상문: 김도은, '껍질의 길'을 읽고 전라매일 2022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작 '껍질의 길' - 김도은 전문링크: https://jaemisupil.com/contest/54046 ‘모성애’와 ‘내리사랑’이 주는 감동이라는 소재는 자칫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흔히 접해보지 못한 우렁이의 삶이 이야기의 줄기를 타고 내려오면서 글 속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짧은 글이지만 공감각적 표현을 사용하는 첫 문장이 좋다. 수족관에 대한 짧은 장면이 면회 후 돌아와 무생채를 준비하는 광경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수족관과 김장이라는 두 가지 매개체를 넘나들며 표현되는 어머니의 사랑과 뒤늦게 자신이 그것을 다 헤아리지 못했음을 깨닫고 눈물짓는 자식의 모습, 그러나 동시에 또 다른 자식의 어머니로써 존재하는 그 모습이 복합적인 감정이 되어.. 2023. 2. 28.
[너에게 썼던 편지] Too Good At Goodbyes 수많은 노래가사가 기억을 불러일으켜. 똑같은 장면들이 반복될 때 마다 기시감을 느낄 때 마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될까 무서워. 이번 글의 제목은 Sam Smith의 2017년 노래야. 가사는 이렇게 말해. "난 이 모든것들을 본 적이 있어. 내가 네게, 네가 내가 모든 것을 의미하더라도 난 너를 가까이 오도록 허락하지도, 네게 가까이 가지도 않을 거야. 내가 마음을 열 때마다 그건 상처가 되니까. 네가 내게 상처를 줄 때마다, 나를 떠날 때 마다 나는 덜 울고 눈물은 더 빠르게 말라. 네가 걸어나갈 때마다 나는 너를 덜 사랑하고 - 우리는 가망이 없어. 슬프지만 이게 사실이야." 안나 까레니나의 첫 문장은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야. 연애에서.. 2023. 2. 28.
[너에게 썼던 편지] 불안하게 살기 가끔씩 나는 휘몰아치는 불안에 갇혀 허우적거릴 때가 있어. 보통 나는 항상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안은 내 생산성에 타격을 줄 때가 많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처럼. 나는 지금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어차피 불안해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면 이 감정을 써내려가고 그러면서 뭐가 문제인지 찾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 불안에 대한 유명한 책인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었을 때 많이 공감했던 기억이 나. 어떻게 보면 사람은 불안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는 게 당연하지만, 가끔, 아니 자주 일어나는 문제는 내가 불안 자체에 압도당한다는 거야. 왜 불안한지 뭐가 불안한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그 감정에 압도당하는 거지. 그러면 나는 안전부절 못하면서 핸드.. 2023. 2. 28.
[너에게 썼던 편지] 사랑한다는 건 사랑하기. 사랑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조건들이 필요한 걸까? 숱한 연애를 해 왔지만 나는 아직 사랑이 뭔지, 사랑한다는 상태가 뭔지 잘 모르겠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책이나 잡지의 칼럼, 강연과 대중 매체들을 통해서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 하고 설명해주는데도 도무지 와닿지가 않아. 어떤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에로스적 사랑이 30만큼, 동반자적 사랑이 50만큼,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사랑이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건지 의문이야. 영화 클로저에서 앨리스, 그러니까 제인이 댄에게 외쳤듯이 말이야. "Show me! Where is this love? I can't see it, I can't touch it, I can't feel it, I ca.. 2023. 2. 28.
[너에게 썼던 편지] 첫 눈 나의 외로움에 눈이 내려 덮였다. 2013년 11월 18일에 서울에는 첫 눈이 내렸어. "그랬다. 모든 끈이 끊어져 있었다. 모두 끝났다. 공부, 운동에 동참하는 것, 일, 우정, 모두. 사랑도,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도 끝이었고, 한마디로 의미 있는 인생의 행로 전체가 끝난 것이었다. 내게 남은 것은 시간뿐이었다. 그런데 이 시간, 그것을 나는 이전의 그 어느 때보다 더 내밀하게 알아가고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예전에 내가 알았던 시간, 일로 사랑으로 온갖 노력들로 탈바꿈된 그런 시간, 내가 하는 일들 뒤에 살그머니 숨은 채 얌전히 있어서 그저 무심코 받아들였던 그런 시간이 아니었다. 이제 그것은 옷을 다 벗고, 그 자체로, 자신 본래의 진짜 모습으로 내게 오고 있었고, 나로 하여금 그것을 자신의 진.. 2023.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