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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eojin's library14

Crying in H mart 한국에서 ‘H마트에서 울다’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Michelle Zauner의 수필집이자 회고록 Crying in H mart를 읽었다. 처음 소셜 미디어 홍보를 통해서 책을 알게 되었는데, 동문회에서 하는 독서모임의 추천도서 목록에 이 책이 선정된 것을 보고 관심을 더 갖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제목을 보고서는 뻔한 아시안계 미국인 2세의 이야기일 거라고 선입견을 가졌었는데, 책을 읽고나서는 더 일찍 읽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할 정도로 진솔하고 깊이있는 회고록이었다. 빨간 색의 표지와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도 마음에 들었다. 백인(코카시안)과 한국인 혼혈로 태어난 미쉘의 이야기는, 재미 한인으로서 정체성의 확립을 향한 그녀의 여정, 그 중심이 되는, 그녀에게 한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였던 한국인 어머.. 2024. 1. 10.
An Unquiet Mind 조울증의 바다에서 An Unquiet Mind By Kay Redfield Jamison “조울병,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 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번역되어 있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 유수 의과대학 정신과학과 교수로 재임중인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스스로가 조울병 환자인 분이다. 책 자체는 그녀의 자서전/에세이인데 아주 흥미롭거나 재미있게 쓰여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토록 평범한 행복으로 가득차있는 그녀의 삶에 침투한 조울증이라는 병이 어떻게 그녀를 쥐고 흔드는지, 환자의 입장에서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생경했다. 조울증에 대한 의학적인 지식은 많이 배웠었지만 환자의 심정이 어떤지에 대해서 자세한 인터뷰나 에세이를 읽어본 적은 없었다. 의학적, 약리학적, 심리학적 지식을 모두 갖춘 재미슨 박사도 병을 관리하기위해 발.. 2023. 12. 21.
여섯 밤의 애도 여섯 밤의 애도, 고선규 여섯 밤의 애도는 자살 생존자, 그러니까 자살 사별자에 대한 얘기이다. 제목이 ‘여섯 밤’인 이유는 자살 사별자 분들께서 시작하신 이 애도 모임의 기록이 6번의 회기를 목표로 하고 기획되었고 실행되었기 때문이다. 고로 이 책은, 일주일에 한 번씩 6주의 모임을 가진 기록과 함께, 이 모임을 돕는 심리상담가(책의 저자인 고선규 선생님)의 지식과 의견을 전달하는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례는 자살 유가족 분들에 관한 것이지만 가족이 아니더라도 모두에게 애도할 권리는 있기 때문에 자살 유가족보다는 상기 두 단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첨언하자면 자살 생존자라는 단어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배경 지식 없이 들었을 때 혼선의 여지가 있는 단어인데, 자살 시도를 했다가.. 2023. 7. 21.
날마다 천체물리, Astrophysics for people in a hurry 날마다 천체물리, 닐 디그래스 타이슨 Astrophysics for people in a hurry, Neil deGrasse Tyson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강하게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어려운 책이 밀리언셀러라고?’였다. 예전에 유튜브 리뷰 등에 농담삼아 나오던 멘트 중에 ‘이 영상을 통해 총, 균, 쇠, 이기적 유전자(혹은 사피엔스, 코스모스 등)를 읽은 척 할 수 있게 해주겠다’ 는 것들이 있었다. 그런 유행 멘트의 존재는 그 유명한 지적 자산들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길 원하지만 그 책을 완독하지는 못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쉽게 읽을 수 있게 쓰인 인문/과학 교양 서적들이지만 역시 책이 쓰일 당시의 지식들이 집대성되어있는, 방대한 양과 고급 어휘로 이뤄진 글들이다보니 다 읽고 이해하는.. 2023. 3. 30.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The Fault In Our Stars No spoiler/Summary of the plot ❤️한국어 💙English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영화판 제목: 안녕, 헤이즐) The Fault In Our Stars by John Green 💙 It was Sophocles that said, “Today that you have lived in vain is the tomorrow that a person who died yesterday truly wanted to live.” While reading the story of two kids struggling with cancer, that quote kept lingering in my mind. Hazel Grace has been through her own near-d.. 2023. 3. 12.
감상문: 김도은, '껍질의 길'을 읽고 전라매일 2022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작 '껍질의 길' - 김도은 전문링크: https://jaemisupil.com/contest/54046 ‘모성애’와 ‘내리사랑’이 주는 감동이라는 소재는 자칫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흔히 접해보지 못한 우렁이의 삶이 이야기의 줄기를 타고 내려오면서 글 속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짧은 글이지만 공감각적 표현을 사용하는 첫 문장이 좋다. 수족관에 대한 짧은 장면이 면회 후 돌아와 무생채를 준비하는 광경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수족관과 김장이라는 두 가지 매개체를 넘나들며 표현되는 어머니의 사랑과 뒤늦게 자신이 그것을 다 헤아리지 못했음을 깨닫고 눈물짓는 자식의 모습, 그러나 동시에 또 다른 자식의 어머니로써 존재하는 그 모습이 복합적인 감정이 되어.. 2023.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