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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딸기빙수 2018년 봄의 기억. 모 대학 근처의 번화가에서 우리는 만났다. 3월, 개강시즌이라 그런지 더 시끌벅적 사람이 많았다. 뒤늦게 온 귀염둥이 깝은 나와 로에게 웃으며 질문을 던진다. "여기 우리 들어와도 되는 곳이야?" 그 카페에서, 우리를 뺀 사람들은 온동 푸릇푸릇한 기운에 설렘으로 가득 찬 '새내기'들 혹은 그 신입생들에게 선배노릇을 하고 있지만 똑같이 파릇파릇한 대학생들이었다. 아이들은 앉아서 뻔엠이 어쩌네, 과티가 어쩌네, 하는 얘기들을 하고 있었다. 치즈케이크가 들어간 설빙의 딸기빙수는 달콤했다. 여름이 아니어도 이렇게 빙수를 먹는다는 사실이 왠지 생경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봄바람이 불면서 날이 계속 따뜻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곧 여름이 될 것이었다. 정말 순식간에, 이 봄은 지나가겠지, 하고는.. 2022. 9. 4.
미국에서 그리워하는 한국적인 것들 미국에 와서 살면서 느낀 점은 미국은 정말 넓어서 지역차가 심하다는 것과 나는 생각보다 요리를 꽤 잘 한다는 것이었다. ​ 한국 음식 혹은 한국 식재료는 생각보다 찾기 어렵지 않은데 (적어도 내가 있는 지역에서는)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가격이다. 소주을 한 병에 만 원 넘게 내고 먹자니 너무 아깝다. ​ 그리고 한식 요리에서 일품요리들은 생각보다 쉽지만 반찬 준비하는 건 정말 품이 많이들고 그에 비해서 태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미국에서 잘 먹지 않는 재료(닭발, 곱창, 그리고 의외로 회)들은 다른 일반적인 재료(삼겹살, 등뼈, 배추 등)보다 구하기가 훨씬 어렵고 집에서 해 먹을수가 없기 때문에 특정 종류의 한식이 엄청 그립고 가끔은 정말 너무 먹고싶어서 멀리까지 여행가서 먹는다. ​ 구하기 힘들고 +.. 2022. 9. 4.
의존성 성격장애와 회피성 성격장애-기대고 싶을수록 두려움도 커진다 📖이상심리학 시리즈 24권 - 의존성 성격장애와 회피성 성격장애 by 민병배, 남기숙, 2019, 학지사. ❤️최근 이 이상심리학 시리즈를 흥미롭게 읽고 있다. 내용들은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관련된 핵심적인 이론들과 역사에 대해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24권을 덮으며 32권의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심리학이란 정말 어려운 연구 영역"이라는 것이다. 임상적 진단에서부터 기준을 세우기 쉽지 않은 데다가 임상증상에 대한 치료계획을 세우고 접근하는 방식도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DSM 시리즈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고, 이 책의 주제인 의존성/회피성 성격 장애만 해도 연구기관에 따라 유병률이 1% 언저리로 나타나기도 49%에 육박하기도 한다. 다양한 치료계획과 접근방식이 산.. 2022.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