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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eojin's library

여섯 밤의 애도

by Gwen_서진 2023. 7. 21.

 

여섯 밤의 애도, 고선규

 

여섯 밤의 애도는 자살 생존자, 그러니까 자살 사별자에 대한 얘기이다. 제목이 ‘여섯 밤’인 이유는 자살 사별자 분들께서 시작하신 이 애도 모임의 기록이 6번의 회기를 목표로 하고 기획되었고 실행되었기 때문이다. 고로 이 책은, 일주일에 한 번씩 6주의 모임을 가진 기록과 함께, 이 모임을 돕는 심리상담가(책의 저자인 고선규 선생님)의 지식과 의견을 전달하는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례는 자살 유가족 분들에 관한 것이지만 가족이 아니더라도 모두에게 애도할 권리는 있기 때문에 자살 유가족보다는 상기 두 단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첨언하자면 자살 생존자라는 단어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배경 지식 없이 들었을 때 혼선의 여지가 있는 단어인데, 자살 시도를 했다가 회복되어 살아있는 생존자라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자들 중 어떤 사람은 남편을, 어떤 사람은 자식을, 어떤 사람은 형제자매를 잃었다. 활자들을 통해 담담하게 쓰여져 있는 감정이지만 글을 읽으면서 이들이 겪었을 감정의 파도, 태풍에 가까운 그 풍랑을 짐작으로나마 좇아갈 수 있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재를 가지고 쓰인 논픽션이기에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는데, 삶과 죽음과 애도의 과정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 공중보건 발을 담근 사람으로서 정신건강 보건에 관련해서, 어떻게 우리가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질병에 대해 접근해야 나가야 할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