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묵었던 야바파이 롯지에는 매일 일출/일몰 시각을 알려주는 캘린더와 롯지나 그랜드 캐년의 비지터 센터에서 하는 각종 행사에 대한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도착한 첫 날 일출/일몰 시각부터 찾아보고 일출을 보러 가기로 계획했다. 겨울 밤, 새벽은 정말 너무너무 추워서 걸어가진 않았다.
South Rim 사우스 림 안에서는 차를 타고 다녀도 되고 버스도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계획해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 링크를 클릭하면 사우스 림 지도를 다운받을 수 있다. https://www.nps.gov/grca/learn/news/upload/sr-pocket-map.pdf
지도를 보면 사우스 림도 굉장히 큰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숙소 야바파이 롯지는 Market Plaza쪽 (가운데 파란 선)에 위치해 있다.
버스는 레드, 블루, 오렌지가 다니는데 운행하는 계절과 시간대에 차이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버스는 10-15분마다 다닌다.
0. Mather Point에서의 일출
일출을 보기 좋은 장소는 Mather Point 이다. (오른쪽 오렌지라인의 Grand Canyon Visitor Center보다 조금 더 북쪽에 위치)
우리는 야바파이에서 블루 버스를 타고 Park Store에 내려서 걸어 올라갔다. 걸어올라가는 길은 그다지 멀지 않다.
해가 뜨기 직전의 아름다운 하늘과 어두운 협곡, 떠오르는 태양과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는 암벽들을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고, 나도 영상통화로 부모님께 풍경을 보여드렸다. 다음에는 함께 오실 수 있기를.
일출을 보고 돌아와서 아침을 먹고 간식과 물을 챙겨서 하이킹을 나갔다.
1. Bright Angel Trail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반나절 하이킹 코스로 선택된 것은 Bright Angel Trail 엔젤 트레일의 일부 (Trail head는 레드 버스와 블루 버스가 만나는 곳에 위치) 와 Rim Trail 이었다.
먼저 엔젤 트레일은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굉장히 가파르고 정말 힘들다. 트레일 입구에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면 내려가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써 있다. 여름에는 엔젤 트레일을 따라서 쭉 간 다음에 협곡 아래쪽에서 1박을 하고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서 North Rim 노스 림을 돌아보는 하이킹 코스도 있다고 한다.(Rim to Rim hike) 말만 들어도 너무나도 힘들 것 같다. 우리는 블루 버스를 타고 엔젤 트레일 입구까지 간 후에 트레일을 따라 내려갔다. 고도차가 크기 때문에 실제 거리보다 걸을 때 더 길게 느껴진다. 1-2마일마다 식수대와 화장실이 있다.
협곡은 힘들지만 아름다웠다. 저 멀리 콜로라도 강물도 보였는데 핸드폰 카메라로 담기는 어려웠다. 미국인인 J는 그렇게 협곡을 통해서 콜로라도 강을 어렴풋이 본 것에 상당히 감회가 깊은 듯 보였다. 당연하게도,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은 올라오는 길이 굉장히 힘들었다. 나는 휴게소가 있는 1 1/2마일 포인트까지 다녀왔는데, 헤드에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데 까지 2시간여가 걸렸다.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미끄러지는 걸 조심하느라 힘들었는데, 눈이 없었으면 더 빨리 왕복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코스는 노새를 타고 구경할 수도 있는데, 이용하지 않아서 가격은 모르겠다. 다만 트레일을 다닐 때 노새들이 오면, 노새가 먼저 길을 갈 수 있도록 비켜줘야 한다.
2. Rim Trail 림 트레일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헤드부터 동쪽으로 쭉 걸으면 평탄한 Rim Trail 림 트레일 이다.
편하게 걸으면서 풍경을 구경할 수 있고, 중간중간에 인디언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 그랜드 캐년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을 파는 갤러리, 박물관 등등이 위치해 있다. 림 트레일 전체 길이는 South Kaibab Trail Head부터 Hermits Rest까지 약 13mi (21km) 이지만 나는 브라이트 앤젤 트레일 헤드에서 매서 포인트까지 약 5.3km를 걸었다.
매서 포인트에서 비지터 센터로 걸어내려오는 것으로 하이킹 종료!
3. Hopi Point 호피 포인트와 일몰
일몰을 보는 데에는 Hopi point 호피 포인트 (림 트레일의 서쪽에 위치, 레드 버스 라인에 있다) 가 예쁘다고 했는데
우리가 림 트레일의 동쪽 끝에 다다랐을 즈음 일몰이 시작되어서 호피 포인트로 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캐년의 모든 곳들이 충분히 아름다웠다.
4. 하루의 끝, 불멍
고된 하이킹을 마치고 숙소에 들렀다가 저녁겸 밤 풍경을 즐기러 롯지 식당으로 나왔다.
추운 날씨였지만 바깥의 모닥불 근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식사와 맥주를 먹고 있었다.
그랜드 캐년에서의 시간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통신이 잘 되지 않는 것이 답답하던 차여서 벌써 마지막 시간인 것이 시원섭섭했다. 아침 일찍 앤텔로프 캐년으로 떠나야 했기 때문에 늦지 않게 숙소로 돌아갔다.
겨울의 그랜드캐년은 색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사람도 너무 많지 않아서 좋았다.
그래도 여름에 다시 한 번 방문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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